1. 철학이란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철학'이라는 말은 유럽의 말 philosophie 또는 philosophy를 옮겨 놓은 것으로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피타고라스(Pythagoras: B.C. 580~500)가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유럽말들은 그리스 언어 '필로소피아'(philosophia)에서 유래하였습니다. '필로소피아'(philosophia)는 다시 '필로스'(philos=사랑)와 '소피아'(sophia=지혜)라는 두 말이 합쳐져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리하여 지혜에 초점을 맞추느냐 사랑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서 그 뜻이 달라집니다. 대체로 플라톤이나 소크라테스는 '사랑'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사랑으로서의 철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반해, 아리스토텔레스는 '지혜'를 강조했다는 점에서 그에게 철학이란 '지혜로서의 철학'이었습니다. 이처럼 철학의 두 가지 뜻은 철학사 전체를 통해 묘하게 얽혀 있습니다. 사랑으로서의 철학이 주체성을 존중하고, 지혜로서의 철학은 객관성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2. 교육철학이란
'교육철학'이라는 말의 의미가 하나로 고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여느 말과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다른 의미를 가지고 사용될 수 있습니다. 말의 의미만 아니라 다른 대상이나 연상의 의미가 인간에 의해 언제나 새롭게 수정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교육철학을 한 가지로 정의하는 일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다만 교육철학이라는 용어가 사용되는 가락을 중심으로 구분해 본다면 크게 '교육관으로서 교육철학'과 학문으로서의 교육철학'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1) 교육관으로서의 교육철학
바람직한 교육에 관한 견해와 소신을 가리켜 '교육관으로서의 교육철학'이라 합니다. "교육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교육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자신의 나름대로 견해와 신념을 갖습니다. 교육의 목적과 개념, 방법과 내용 등에 대한 견해나 신념 체계를 일컬어 흔히 '교육철학'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저 교사는 교육자로서 투철한 교육철학을 갖고 있다."라고 말하거나, "우리나라 교육은 근본적으로 교육철학이 제대로 인식되어 있지 않다"라고 말할 때, 이 속에서의 '교육철학'이 바로 그러한 의미로 사용됩니다. 여기서 '교육철학'이란 말은 '교육관'으로 대신해 사용해도 괜찮습니다. 이것이 평소 사람들이 의미하는 '교육철학'을 말합니다.
2) 학문으로서의 교육철학
학문으로서의 교육철학은 교육사회학, 교육행정학, 교육심리학 등과 같이 교육학의 아래 영역 중 하나입니다.
과학적 개념과 방법론으로 교육 현상을 탐구하는 것이 교육과학 분야라면, 철학적 개념과 방법론으로 교육 현상을 탐구하는 것이 교육철학 분야입니다.
그런데 앞서 생각하고 연구해 본 것처럼 철학은 '객관적 지식 계통'을 탐구하는 '지식으로서의 철학'과 '탐구활동'을 중요시하는 '사랑으로서의 철학'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철학에도 그대로 적용하여 '지식체계'로서의 교육철학과 '탐구활동'으로서의 교육철학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교육철학 중 '지식체계'는 '아주 넓은 의미의 체계적인 교육에 대한 관점 또는 이론'을 의미합니다. 그리하여
'교육철학'을 가르치는 대학에서는 교육에 관한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이론을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교육철학이란 플라톤, 듀이, 원효, 율곡 등의 교육사상과 실존주의, 이상주의, 진보주의 교육이론 등을 다루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이런 위대한 사상가나 주의(ism)들도 교육에 관해 포괄적고 체계적인 관점 이론이기 때문입니다.
철학을 체계(system)가 아니라 활동(activity)으로 파악하고, 철학을 어떠한 이론을 공부하고 이해하는 일이 아니라, 직접 따져 보고 생각하는 작업으로 보는 것을 '탐구활동'으로서의 교육철학입니다. 그러므로 위대한 사상가들의 교육이론이나 교육사상을 탐구하는 것은 교육철학의 근본은 아닙니다. 물론, 탐구활동으로서의 교육철학도 탐구 과정에서 교육이론이나 교육사상을 이해하는 데 많은 시간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것이 교육철학의 한 부분일 수는 있어도 그 중심은 아니며 모든 것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철학을 직접적으로 따져보고 생각하는 작업으로 보는 관점에 의하면 교육철학이란 교육행위나 교육문제점들을 철학적으로 탐구하는 활동입니다. 대체로 분석적으로 교육철학을 하는 이들이 이러한 입장에 서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3) 탐구활동으로서의 교육철학
'탐구활동으로서의 교육철학'은 최근 들어 분석학자들의 지지뿐만 아니라 보편적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이것은 '지식체계로서의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그 범위를 확대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물리학의 사례를 본다면 이것은 보다 분명해집니다.
물리학이라는 과학적 활동을 하는 사람이 물리학자입니다. 과학적 활동을 하기 위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나 뉴턴의 만유인력 법칙을 물리학자들은 공부합니다. 그러나 물리학자들은 아인슈타인과 뉴턴의 이론을 이해하는 데서 멈추지 않습니다. 그들의 이론 자체가 중요하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다만 그 이론들을 아는 것이 물리학 학습의 접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자연현상의 이면에 깔려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물리적 법칙이나 이론을 탐구하는 사람들을 물리학자라 합니다. 물리학자는 실험도 하고 과거의 물리학 이론을 공부하기도 합니다. 과거의 물리학 법칙을 공부하는 것이 그 학습의 한 부분일 수는 있어도 전체는 아닙니.
이런 점에서 교육철학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교육철학자는 교육행위나 교육문제점 등을 철학적으로 이해하고 탐구하려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교육철학자들은 교육행위나 문제점 등을 철학적으로 토론하거나 생각하거나 고민합니다. 때로는 아주 유명한 교육론이나 교육사상을 이해하고 공부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것이 교육철학을 하는 한 부분일 수는 있어도 전부는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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